LG의 역사 연재22편] 프리미엄 전략으로 북미를 품다
- 카테고리 없음
- 2018. 5. 3.
LG의 역사 연재22편]
프리미엄 전략으로 북미를 품다
북미 시장에서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LG전자가 최고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격전지인 북미에서의 사업 성공은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에 있다는 신념으로 한결같이 달려온 LG전자의 노력이 거둔 성과다. 수없이 많은 위기와 장애가 있었지마 LG전자는 언제나 고객 관점과 미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이처럼 멈추지 않는 혁신의 노력은 북미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전 브랜드라는 값진 보상으로 되돌아왔다.
LG의 북미지역 진출은 1962년 금성사가 62대의 라디오를 미국 뉴욕에 수출한 것이 시초다. 이후 금성사는 197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에 해외지사를 설치하고 미국 현지 판매법인(GSEI)를 설립함으로서 'Gold Star' 브랜드를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 모색하였다.
1981년에는 미국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 국내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법인인 GSIA를 설립하고 컬러TV 및 전자레인지, VCR 생산공장을 준공하였고, 1995년 7월 LG전자는 미국 가전업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니스사를 전격 인수하였다. 이는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의 작은 전자 회사가 순수 미국자본 가전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북미시장 진출 초기,LG는 기술력은 있으나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해 GE등의 유명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OEM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북미 사업의 90%이상을 OEM으로 해온탓에 우리 브랜드 제품으로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 전무했다. Gold Star 브랜드는 중저가 이미지가 강한데다 아직 제품력과 기술력도 프리미어 마케팅을 펼치기에 부족했다. 그러나 LG는 자익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비젼을 세우고 있었다.
1995년 그룹 차원에서 CI를 LG로 통일했지만 여전히 북미에서는 'Gold Star''LG''제니스'등 3개의 브랜드가 제각각 사용되고 있었다. 아직 제품력, 기술력이 부족한 상태라 LG 브랜드로 섣불리 통일했다가는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LG는 이때까지 50%에 달했던 OEM 비중을 10%로 낮추어 프리미엄 마케팅 여력을 확보했다. 그렇게 하자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제니스 브랜드를 버려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Gold Star 브랜드의 경우, 100달러 이하의 저가형 제품에 LG 브랜드 대신으로 활용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제니스 브랜드를 포기할 경우 확보하고 있던 6~7%의 시장점유율이 무너진다면 내부의 반대의견이 거셌던 것이다.
"고목나무에 새싹이 안 납니다. LG로 통일합시다!"
오랜 토론 끝에 구본무 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LG를 통일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막대한 비용과 기간, 지속적인 노력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LG는 북미 시장의 미래를 위해 멀리 내다보면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북미 고객을 사로잡은 명품 가전을 만들어보내다
프리미엄 마케팅으 ㅣ핵심은 제품 차별화에 있다. LG전자는 세탁기와 냉장고의 전략 제품군으로 정하고 승부를 걸기로 했다. 우선 철저한 소비자 조사에 나섰다. 세탁기의 경우 북미 소비자들은 실용적인 옷을 주로 사 입으며 자주 갈아입고 다량의 옷을 한꺼분에 세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세탁기를 지하가 아닌 주거 공간에 두기를 원하는 주부들이 많다는 점도 찾아냈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확인한 LG는 대용량 세탁에 적합한 드럼형을 기본으로 하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당시 백색 세탁기밖에 없던 북미 시장에서 LG는 처음으로 다양한 컬러를 입힌 세탁기를 선보였다. 펄은 입힌 체리레드 색상의 10kg 대용량 드럼세탁기는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다. 세탁기 형태도 각진 모양 대신 둥근 모양으로 만들었고, 반면에 세탁물이 들어가는 입구는 오히려 육각형으로 만드는 등 차별화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디자인과 함께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서도 LG 세탁기는 독보적이었다.
이런 철저한 고객 조사에 바탕을 둔 제품 개발로 LG 세탁기는 '뉴키즈온더블락'으로 불리며 돌풍을 몰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전에는 세탁기가 지하실에 있어서 세탁할 때 추웠는데, 이제 부엌에 LG 세탁기와 건조기를 둘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아주 조용하고 지하실까지 갈 필요가 없어서 편하죠." LG는 제품을 경험하며 자신의 일상을 바꾸게 된 북미 고객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었고, 지금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냉장고 개발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고객의 마음속으로 파고 들었다. 직원들이 직접 고객의 집에서 하숙을 하고 같이 장을 보면서 이들의 숨은 니즈를 연구하였다. 2년여에 걸쳐 조사된 북미 고객의 냉장고 사용패턴과 요구사항은 국개 연구개발진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였다. 얼음을 즐기는 북미 고객들을 위해 냉장고 문 밖에서 물과 얼음을 받을 수 있는 '도어형 디스펜서'를 업계 최초로 적용하였으며, 냉동실을 단기 보관용과 장기 보관용 두 칸의 사럽으로 만든 혁신적인 4도어 냉장고를 2008년 6월에 출시했다. 북미 소비자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냉장고에 열렬히 호응했다. 4도어 냉장고는 출시 6개월만에 4만대가 넘게 판대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