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역사 연재23편] 절박함으로 뚫어낸 유통 채널

LG의 역사 연재23편] 절박함으로 뚫어낸 유통 채널

LG의 역사 연재23편]

절박함으로 뚫어낸 유통 채널


LG가 북미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현지 상품기획팀과 국내 디자인 및 개발조직 간 긴밀한 협력으로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세탁기와 냉장고를 만들어냈지만, 현지 유통업체의 반응은 냉담했다.



"미국에서 가전제품 비지니스 경험도 없고 품질과 서비스도 검증되지 않은, 처음 보는 아시아의 브랜드를 어떻게 믿고 팔 수 있나?" 더구나 한국에서 생산한다는 말에 제품의 납기 준수나 품질, 사후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LG의 설득인 메이저 유통업체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차선택으로 찾아낸 방법은 지역에 있는 중소현 유통채널이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메이저업체와 마찬가지 이유로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각 업체 사장들은 한국의 창원공장으로 초대하여 생산시설과 프로세스를 보여주고 최고경영진이 나서 보증까지 섰다. 그런 노력 끝에 캘리포니아 지역 유통업체 프라이스 등 몇몇 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LG에게는 사실상 1년의 시간만이 주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역별 한계를 지닌 군소 유통 채널과의 거래였지만, LG에게는 북미 시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비지느스 기회였다. 따라서 북미와 국내 할 것 없이 모든 임직원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판매를 위해 세일즈맨들을 직접 교육했고, 완벽한 품질 관리를 위해 샘플링 검사가 아니라 100%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그것도 보족해 제품이 도착하면 미국 현지 직원들이 또 한번 제품 검사를 할 정도였다. 납기 준수 및 공급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제품을 미리미리 실어다 놓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제품력에서 만큼은 자신 있었기에 일단 시장에 풀리기만 하면 판매는 자신이 있었다.



마침내 LG의 세탁기와 냉장고가 서서히 팔려나가면서 품질 좋고 공급도 문제없으며, 사후 서비스도 완벽하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첫 1년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베스트바이, 홈디포, 시어스 등 전국 체인망을 갖춘 메이저 유통업체에서도 계약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3~4년만에 LG의 세탁기와 냉장고는 북미시장 모든 유통채널에서 환영받는 제품이 되었다.



가격에서 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가격이었다. 품질에서 앞서 있었지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통채널과 세일즈맨들은 가격을 낮춰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낮은 가격에 팔면 브랜드를 키워낼 수 없기에 가격에서 만큼은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이 LG의 확고한 의지였다. 북미 시장에서 LG의 최종 목표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지 값을 내려 당장 조금 더 많이 파는 것이 아니었다.


"싸게는 안된다. 경쟁사보다 가치 있는 만큼 높게 받아라.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지원은 무엇이든 해주겠다." 당시 LG전자 북미 지역본부장 안명규 사장은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에 LG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가격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다른 방안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유통채널에서 가격을 내리지 않는 대신 그들이 요구한 현장 세일즈맨 교육, 광고 요청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결국 이런 조치를 통해 가격이 높아도 품질이 그만큼 높은 LG의 제품이 더 잘 알려지는 효과를 거두었고, 이익에서 조금 손해를 감수하는 대신 브랜드 가치라는 무형의 귀중한 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



한때 경쟁사에서 엄청난 할인으로 공격해올때도 LG는 가치만큼 받겠다는 가격 정챡에서 만큼은 요지부동이었다. 심지어 100달러 이하에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저가형 전자레인지는 LG가 만들었어도 절대 'LG' 브랜드를 붙이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유통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켜내기 위해 서비스를 더 제공하는 한이 있어도 제품 가격만은 낮추지 않는 원칙은 지켰다. 그러자 유통채널도 서서히 LG의 정책을 받아들였다. 마침내 서비스 , 성능, 디다진을 다 갖춘 LG전자의 제품들은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의 브랜드로 성장해갔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라


냉장고와 세탁기로 북미 시장 진출의 첫 단추는 꿰었으나, LG 브랜드를 알고 있는 북미 소비자의 절대적인 수는 많지 않았다. 즉, 브랜드 인지도가 문제였다. 해결방법은 홍보였지만 무작정 광고에 돈을 쏟아부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LG는 우선 슬로건부터 바꾸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Digitally Yours'라는 슬로건은 폐기하고 새롭게 'Lifr`s Good'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슬로건 교체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Lifr Godd'은 LG가 추구하는 '고객의 삶 향상'이라는 목표와 의미가 통하는데다 서구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쉽게 전파되는 매력이 있었다.



원래 호주법인에서 LG의 이니셜을 가지고 슬로건을 궁리하다 나온 'Life Good'은 이제 북미의 고객들이 LG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슬로건이 되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건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 관점에서 중요하게 여긴 사업이 휴대폰이었다. LG는 당시 미국의 양대 이동통신사 중 Veerizon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AT&T는 뚫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전용 개발팀과 전용 생산라인이라는 방안을 들고 애틀랜타에 있는 AT&T 본사를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계약을 따냈다. 이어 스프린터나 티모바일 등 주요 이동통신사에 LG 핸드폰을 공급하는데 성공함으로서, 당시 한해 3,500만대 이상을 파는 등 피처폰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또 다른 방법으로 공공장소에서 '제품 노출'이 있다. LG는 우선 '공항'이라는 공공장소를 공략하기로 했다. 때마침 2007년 미국 방송사들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었고,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아날로그 TV를 디지털 TV로 교체해야만 했다. 미국의 각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는 공항 내 TV를 디지털 TV로 교체해야만 했다. 미국의 각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는 공항내 TV를 디지털TV로 교체한다는 입찰 공고가 뜨자, 수많은 기업들이 TV는 물론 서비스까지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줄을 섰다. 당시 시장 점유율이 1%밖에 되지 않았던 LG전자에게는 무모함에 가까운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놀랍게도 LG의 승리였다. LG는 공항 TV 교체 결정권을 가진 CNN 및 공항 당국과의 어려운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고, 댈러스를 제외한 미국 전역의 주요 공항에 디지털 TV 1,000여대를 납품하는 기적과 같은 쾌거를 이루어냈다.


공항과 더불어 LG전자가 주목한 곳은 고급 호텔이었다.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은 호텔들에게 콘텐츠 보호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를 안겨주었다. 이에 LG는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막는 호텔 전용 프리미엄 TV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여 그 문제를 해결했다. 2008년 미국 호텔 객실 50만 실에는 LG전자의 TV가 실치되었다. 호텔에 들어간 고객들은 모두 TV를 한번쯤 켠다. 바로 그 점에 주목하여 TV를 켜는 순간 'LG'라는 글자가 제일 먼저 뜨도록 만들었다. 호텔 TV 사업에서 LG전자는 매출 5억 4,100만달러, 시장점유율 72%라는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며 미국 시장에서 1위를 당당히 이루어냈다.



이 외에도 미국 TV프로그램 '오프라윈프리 쇼'에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경품으로 제공하였다. 슈퍼볼 다음으로 시청률리 높은 최고의 TV쇼에서 한 시간 반 동안 LG 제품이 소개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광고는 없었다. 공항과 호텔, TV쇼 등 비용대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겨냥한 LG의 홍보 전략은 적중했다. 이제 LG는 미국 어디를 가도 볼 수 있고, 누구나 알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북미 시장의 '영원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꿈꾸다

북미 가전업계에서 LG전자의 드럼세탁기는 2007년부터 10년 동안 북미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2015년 빨래를 구분하여 동시에 세탁할 수 있도록 트롬과 통돌이를 결합한 트윈워시 세탁기가 출시되자 업계 1위 자리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트윈워시는 당초 목표 판매량을 넘어서며, 2016년 미국 내 드럼세탁기 상반기 점유율 27.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끊임없는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로 시장을 공략해온 냉장고 또한 북미 시장 점유울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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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가전시장 북미, 그 중에서도 향후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하여 LG는 2016년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에 LG로고를 지우느 초강수를 둔 LG 시그니처 세탁기 등은 이미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G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에 의해 '가장 만족스러운 가전 브랜드'에 선정되었다. 고객을 연구하고, 북미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20년이 넘도록 집요하게 진행되어온 LG의 노력이 보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LG의 여정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계속 이어졌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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