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역사 연재31편] 한스푼의 등장으로 이어간 세제시장의 전성기
- LG 역사와 경제
- 2018. 5. 25.
LG의 역사 연재31편]
한스푼의 등장으로 이어간 세제시장의 전성기
하이타이의 성공 이후에도 LG는 1등이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또 다른 혁신을 시도했다. 1985년, 담가만 두면 때가 빠지는 효소세제 '수퍼타이'를 출시해 세척력에 편리함까지 겸비한 세제로 차별화했고, 인산염에 의한 하천 오염 사건이 있던 1987년에는 무인산명 수퍼타이를 출시했다. 찬물에서도 쉽게 풀리기 때문에 세탁기 사용이 가능했던 수퍼타이는 편리함과 환경보호라는 두가지 강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시작했고, 세탁기의 보급과 함께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며 확고하게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낯설기만 했던 가루비누가 세탁비누의 자리를 대신하며 수십년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에는 제품이 아닌 사람이 먼저 있었다. 한번 믿으면 모두 믿고 맡겨야 한다는 최고경영자의 신뢰와 한번 맡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책임감, 국민생활을 편리하게 바꾸겠다는 고객을 위한 마음과 끈질긴 노력이 하이타에서 수퍼타이로 이어지는 연속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한스푼의 등장으로 이어간 세제시장의 전성기
합성세제의 1세대가 하이타이, 2세대가 수퍼타이라면, 3세대는 고농축세제 '한스푼'이다. 하이타에서 수퍼타이로 이어져 오면서 국내 세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1등의 자리를 지켜온 LG생활건강.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하이타이와 수퍼타이의 위상은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90년대 초, 이른바 '고농축세제'의 등장으로 세제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식품사업에 주력하던 제일제당이 세제시장에 신규 진출하면서 일본 라이온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고농축세제를 출시했다. 애경과 태평양도 고농축세제 시장에 가세하며 그야말로 총력전이 벌어졌다. LG생활건강은 세제시장에서 한때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했지만, 이 시기만큼은 0.3~0.4% 차이로, 1~2위가 뒤바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언론에서는 연일 '세제전쟁'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다뤘고 업체들은 새로운 마케팅과 홍보 방법을 총동원해 판촉에 힘을 쏟았다.
'고농축세제'라는 갑자기 찾아온 경쟁과 위기, 하지만 이미 1988년 딱 한 스푼만 사용해도 놀라운 세척효과를 발휘하는 효소세제 '마이티'를 개발한 전력이 있던 LG생활건강 연구원들은 그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1991년 여름 고농축세제 '한스푼'을 출시했다. 세제 시장에서 25년 넘게 축적해 온 연구개발력으로 LG생활건강은 '고농축세제' 경쟁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세제를 듬뿍 털어 넣어 때를 잘 빠지게 하는 합성제세에서 아주 조금만 사용해도 깨끗하게 빨리는 신개념 세제 '한스푼'을 선보인 것이다. 한스푼의 성공에는 명확한 콘셉트의 광고도 큰 몫을 했다. 세척력이야 이미 기존 LG제품을 사용해온 소비자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기에 차별화의 포인트는 '정말 적은 양을 사용해도 충분하다'라는 것에 집중했다. 야무진 신세대 여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탤런트 김희애 씨가 모델로 출연해 특유의 제스처로 "요만큼!"이라는 짧은 멘트를 외친 한스푼 광고는 고농축세제의 콘센트를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각인시켰다.
마케팅 자체도 화젯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낯선 것에 대해 쉽게 반응하지 않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미 최초의 합성세제 출시 과정에서 습득했던 LG는 우선 새로운 고농축세제의 등장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한스푼 샘픔을 일일이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 제품을 홍보했다. 그리고 주말이면 직원들이 백화점에 나가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를 직접 만났다. 적은 양의 세제만으로도 이전과 똑같은 빨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바로 체험하게 한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수많은 고농축세제 가운데 한 스푼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실시한 의류용 세제 시험결과에서도 세척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밝혀져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 높은 기술력, 명확한 콘셉트의 광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한 결과 고농축세제 한스푼은 지금까지도 세제 사장에 한 획을 그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기슬과 명성은 이후 '테크' 제품으로 이어졌다.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 선발주자의 아성을 무너트린 샤프란
1960년대 중반, '하이타이'로 세제 시장을 새로 만들고 대한민국 세탁문화를 선도해 온 LG, 하지만 세제와 함께 사용하는 섬유유연제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항상 1등이었던 세제와는 다르게 섬융유연제 시장에는 '피죤'이라는 절대 강장가 존재하고 있었다. 2등이 1등을 넘어서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LG는 그 답을 고객에게서 찾았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 찾아낸 결론은 '향기', LG는 고객이 섬유유연제를 선택할 때 '향기'를 가장 우선시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1993년 10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 은은한 꽃향기를 담은 '샤프란'을 출시한 이후, 주기적으로 향을 개선하고 옷감의 부드러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차별화 된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은 쉽자리 움직이지 않았다. 세탁비누에 대한 익숙함을 깨부순 하이타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기존 제품의 아성을 무너뜨릴 강력한 매력이 필요했다.
고객들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숨은 니즈'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쇼핑센터에 나가 고개과 대화하고, 고객의 집을 찾아가 세탁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두어가지 불만사항을 찾아냈다. 섬유유연제 제품이 매우 무겁다는 점, 그리고 섬유유연제 하면 생각나는 정형화된 진한 향기에 대한 불만이 그것이다. 세탁 때마다 바닥에 놓인 무거운 섬유유연제통을 힘들게 들어올려야 했고, 무겁다 보니 세탁기 세제 통에 제대로 붓지 못해 흘러내린 잔여물을 닦아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따랐다.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파악한 LG는 이 문제들을 말끔히 개선한 제품을 선보였다. 은은하면서도 기분 좋은 자연의 향기를 담은 제품, 가볍고 편리한 사영감을 갖추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2007년 8월, 한손으로 간편하게 뽑아 쓰는 '사프란 아로마시트'를 출시했고, 2010년 8월에는 펌핑 한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샤프란 10배 농푹'을 출시했다. 이후에도 소비자의 편의성을 먼저 고려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2011년 국내 시장 점유율 43%대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선 이후 계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작은 영역에서도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한 불편함까지 면밀히 관찰하고 해결해 온 집요한 노력들의 결실이었다.
이렇게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굴한 성공체험은 최근 '꽃담초'라는 제품까지 이어졌다. 꽃담초는 향기와 옷감의 악취를 덮는 개념이 아니라 꽃을 넣은 식초를 7일간 발효하여 얻은 성분으로 옷감의 악취나 꿉꿉함까지 없앤다는 자연치화적 개념의 섬유유연제이다. 섬유유연제에 식초를 넣어보자는 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LG생활건강 주부모니터 요원들에게서 나왔다. 빨래를 할 때 살균과 냄새 제거를 위해 식초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섬유유연제에 식초 성분을 넣어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역시 LG생활건강은 이 같은 고객의 소리를 흘러보내지 않았다. 바로 연구개발에 착수해, 2014년 꽃을 넣은 식초를 발효한 꽃담초를 출시했다. 샤프란 꽃담초 섬유유연제는 2014년 201만개, 2015년 340만개, 2016년 370만개를 기록하며,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며 성장하고 있다.
더 편리한 삶을 제공하려는 확고한 신념으로 나아간다
개울가에서 꽁꽁 언 얼음을 깨고 독한 양잿물을 이용해 빨래르 하던 할머니, 추운 마당 수돗가에서 빨래비수와 방망이로 어깨가 빠지도록 빨래를 하던 어머니, 그렇게 힘들여 빨아 놓아도 얼룩이 흐릿하게 남아 있고 촉감은 뻣뻣했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생필품인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가 들어오기 전의 풍경이다. 처츰 하이타이가 출시된 것이 불과 50년전, 가루세제 하나가 우리의 삶에 불러일으킨 변화를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이타이의 출시는 단순히 새로운 히트 상품의 개발을 넘어서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가루세제와 세탁기의 등장은 손빨래라는 힘겨운 노동에서 우리를 해방시킴으로서 삶의 질의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단둔히 위생적인 의복 상태를 만드는데만도 많은 시간과 품을 들여야 했던 세탁의 방식이, 이제는 여유롭고 편리하며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까지 생각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었다. 이제는 누구나 누리는 편리한 삶의 방식, LG는 하이타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그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물해주었다. 락희화학 시절 최초 가루세제 '하이타이'를 출시하고,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슈퍼타이', '한스푼', '테크', '샤프란' 등을 선보이면서 오늘날의 LG생활건강으로 발전해 온 역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복식이 더 건강하고, 아름답고, 활기찬 방식으로 향상된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업이 아닐 것이다. 고객에게 더 건강하고 편리함 삶을 주고자 하는 확고한 신념, 소비자가 불만족스럽게 느끼는 요소는 작은 것이라도 확실하게 개선하고자 하는 집요한 의지, 이 두가지는 LG생활건강의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원동력이자 앞으로 LG생활건강이 만들어갈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할 견인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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