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역사 연재5편] 스스로 연구하고 끝까지 개발한다

LG의 역사 연재5편] 스스로 연구하고 끝까지 개발한다

LG의 역사 연재5편] 스스로 연구하고 끝까지 개발한다


락희화학공업사의 화장품 사업은 구인회 사장에게 한 가지 고민을 안겨주었다. 화장품 통 뚜껑이 절반 이상 깨지고 크림이 쏟아져 흘러서 팔수가 없다는 도매상의 항의가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품질관리측면에서 그 누구보다 철저했던 구인회였기에 더 속이 상했다. "보래이, 가령 크림 백 통 가운데 불량품 한 통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아홉 통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 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기 아니라 한 통을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라며 볼멘소리를 하는 아우들을 타일렀던 터라 이제 깨지지 않는 크림통 뚜껑은 지상과제가 되었다. "안 깨지는 뚜껑 좀 누가 한번 연구해볼 수 없나? 이거 속상해서 해먹을 수 있는 말이다!"


속이 상해 내뱉었던 구인회 사장의 이 한마디는 훗날 락희화학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어느 날 구인회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견고한 크림통을 보게 되었다. 그 물질이 플라스틱이라 불리는 합성수지라는 것을 알게되자 즉시 구태회 전무를 불러 다른 일은 다 그만두고 플라스틱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구인회 본인 스스로도 당시 일본으로부터 플라스틱에 관계된 책 6권을 입수하여 탐독하고는 플라스틱 산업의 유망함에 확신을 가지고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합성수지에 대한 연구는 락희화학의 주력사업을 화장품제조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1955년에는 락희화학 연지동 공장이 신축되면서 '럭키'상표를 부착한 치약이 생산되었다. 그런 럭키치약은 완벽한 제조공버을 공여 받아 제조한 것이 아니었다. 토막정보를 모으고 기술을 하나둘씩 깨쳐가면서 오직 하면 된다는 의지 하나로 순수 국산 치역의 개발에 성공한 것이었다. 당시의 치약시장은 미제 콜게이트가 휩쓸고 있었고 국산은 종이봉지에 담긴 가루치약이나 조악한 튜브치약이 전부였다. 플라스틱 빗에 이어 칫솔을 만들어내면서 치약 개발에 대한 준비를 남몰레 해오던 차였지만, 콜게이트에 견줄 만한 치약을 개발하겠다는 일념만 있을 뿐, 어디서 어떻게 기술을 익혀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구인회는 태회와 평회 두 아우에게 외국 참고서적과 자료들을 최대한 입수하게 하여 공부를 시키는 한편, 콜게이트 치약의 성분분석과 제조과정 습득에 전념하였다. 밤을 지새우는 연구개발이 수개월간 지속되었으나 습도제와 배합비율, 기포제 첨가, 감기제, 향료, 색상 등 기술적 난관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쉽게 생각했던 튜브 제조 문제는 구인회가 주선알마이트 공장운영 시절 눈여겨보았던 도금기술과 기술자들로부터 얻은 단편 조언으로 냉간압착이라는 튜브 코팅기술을 개발하고 나서야 풀렸다. 하지만 치약 품질 개선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첩첩산중이던 국산치약 개발 문제로 고민한던 때, 마침 아우 구형회가 국제청년상공인회의 참가 차 멕시코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구인회는 이 기회를 놓치짖 않았다. 특명을 받은 구평회는 멕시코 일이 끝나고 곧장 뉴욕으로 날아가 수소문 끝에 콜게이트 회사를 찾아 자료 입수를 타진했다. 회사 기밀이라며 한마디로 거절당했지만, 구평회는 이에 굴하지 않고 몇날 며칠을 콜게이트 외과의 연구소와 납품업자들을 찾아다미녀 치약제조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수집하여 정리했다. 미국에서 보내온 자료로 사기가 충천한 락희화학 연구진은 곧바로 시험제작에 들어갔다. 배합비율 등을 수업이 바꾸고 조정하며 거의 일년 가까이 실험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져 나온 치약은 콜게이트와 거의 똑같은 만큼 훌륭했다.


그러나 구인회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버터 먹는 사람과 김치 먹는 사람의 치약은 달라야 할끼다. 우리 기호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보자." 우리에게 맞는 맛과 향기를 찾기 위해 사이다,비누,껌 등 다양한 물질을 분석하고 향료회사와 접촉한 끝에 톡 쏘는 맛과 은은한 맛의 중간에 해당하는 럭키치약 고유의 맛을 만들 수 있었다. 럭키치약이 미제 콜게이트를 몰아내고 시장의 선두를 달리며 국민치약으로 인정받게 된 데에는 이처럼 눈물겨운 연구개발의 노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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