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역사 연재7편] 국산 화장품의 새 역사를 쓴'럭키크림'
- LG 역사와 경제
- 2018. 4. 14.
LG의 역사 연재7편] 국산 화장품의 새 역사를 쓴'럭키크림'
1940년대 말 당시 고가의 수입품 외에는 제대로 된 크림 하나 없던 시절, 럭키크림은 우수한 품질과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산 화장품이다. '드봉','이자녹스' 등의 제품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LG 화장품은 '왕후의 아름두움을 선사한다'는 개념의 최고급 궁중화장품 '후'브랜드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성들의 마음까지 사롭잡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까지 뻗어나가는 LG화장품, 그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살펴본다.
일제 감정기를 거쳐 해방을 맞이하는 시절,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그야말로 걸음마도 제대로 떼지 못하던 단계였다. 시중에 도는 화장품이라는 미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값비싼 수입 제품이거나 일본인이 나믹고 간 설비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질 낮은 제품밖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해방 즈음 부산에서 '조선홍업사'를 운영하고 있던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은 1946년 동생 구정회가 제안한 화장품 판매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당시 흥아화학공업사라는 화장품제조 공장의 기술자 김준환과 어울리던 구정회는 그르 통해 화장품 판매사업 기회를 포착했던 것이다.
화장품 판매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조선홍업사는 뜻밖의 기회로 화장품 제조업으로 사업을 넓히게 된다. 화장품 제조기술자 김준환은 스스로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도 다니던 회사를 나온 후 자금투자를 요청했던 것이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암은 화장품 제조업에 사업의 모든 것을 걸리고 결심하고, 구인상회를 비롯한 전 재산을 처분하여 마련한 3백만원으로 원료 홥고에 나섰다.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한 연암은 평소답지 않게 다소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이게 우리 손으로 크림을 만드는기라."
"차별화된 궁중 콘셉트를 내세운 궁중화장품'후'는 국내 화장품 최초로 프랑스 루브를 박물관에서 브랜드를 소개하면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렸다"
국산 화장품의 새 역사를 쓴'럭키크림'
1947년 정월 어느 날 아침, 부산 서대신동에 있는 연암의 집 마당에는 김준환이 중심이 되어 크림 생산 작업을 위한 준비가 분주했다. 건평 70평 정도의 단독주택에 모여든 연암을 위시한 가족들은 기대와 불안이 섞인 표정으로 여러가지 원료를 배합해서 반죽을 하고 이다시 감화조에 넣어 끓이는 등 복잡한 공정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김준환을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드디어 마침대 향긋한 냄새의 화장크림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나오자 모두들 환호성을 올리며 발을 굴렀다. 연암이 제조업 기업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구정회의 제안에 따라 처음으로 만든 화장품 모델로는 당시 유명한 미국 여배우 사진을 사용했고 제품의 상표도 간결하면서도 산뜻한 영어 단어 '럭키(Lucky)'를 채택하였다. 연암은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크림이되라는 의미에서 제품명을 '럭키크림(Lucky Cream)'으로 결정하였다. 이어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함으로서 본격적으로 화장품 제조와 판매에 나서게 된다. 국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동시에 LG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락희화학은 화장품의 주원료인 향료를 일본에서 직접 수입하는 루트를 개척함으로서 수입품에 못지않은 훌륭한 품질의 크림을 만들 수 있었다. 고가의 수입품 외에는 제대로 된 크림 하나 없던 시절, 럭키쿠림은 좋은 품질과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우리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산 화장품이었다. LG의 화장품 사업은 럭키크림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남이 하지 않은 일,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함으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화장품 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도 되는 듯 여러 업체가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장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높은 세금이 붙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수익성마져 떨어졌다. 이런 흐름속에서 락희화학은 플라스틱 사업과 화학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1953년 화장품 사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LG 역사와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의 역사 연재9편] 궁중의 비책을 담은 궁중화장품 '후'의 부상 (0) | 2018.04.18 |
---|---|
LG의 역사 연재8편] 제2의 도약, 그러나 화장품 시장 전면 개방으로 위기에 직면하다. (0) | 2018.04.17 |
LG의 역사 연재6편] 연암 구인회의 삶과 철학 (0) | 2018.04.14 |
LG의 역사 연재5편] 스스로 연구하고 끝까지 개발한다 (0) | 2018.04.14 |
LG의 역사 연재4편] 더 높이 날고 멀리 보다 (0) | 2018.04.14 |